그 번역료를 수락해주면 다른 출판사에서 일이 들어올 때도 그 번역료를 제시하고, 대부분올린 번역료를 받게 되면 그때쯤 기존에 작업하던 출판사에도 조심스럽게 인상을 부탁한다. 그러나 출판사마다 번역료의 마지노선이 있어서 계속 올리긴 힘들다. 특A급 번역가 몇 분 빼고는 잘나가는 번역가들 대부분 그 마지노선에 걸려 있다. 그러니 섣불리 올렸다가 ‘그분들도 그렇게받는데 이건 뭐야‘ 하고 욕먹을지도 모른다. 오나가나 분위기 파악을 잘해야 한다. - P169
"아아, 빨리 원고지 한 장에 3엔 이상 받는 소설을 쓰고싶다." 아아, 나도 빨리 원고지 한 장에 6000원 이상 받는 번역을하고 싶다. - P167
이 사례를 보면 굳이 내가 하나하나 짚어주지 않아도기획서가 통과돼 작업을 시작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이래서 실패한 사람에게서 배울 것이 많은가 보다. - P164
전화를 할 때마다 엄마의 첫마디는 "밥 먹었냐?"다. 그리고 잘 지내라는 끝인사 대신 "제발 밖에 나가서 걷기라도 좀 해라" 하고 신신당부하신다. 결혼한 뒤로 꼬박 들었으니 한 십칠 년째 변함없는 대사다. 게을러서 끼니도 잘 챙겨 먹지 않고, 좀처럼 집 밖에 나가지 않는 인간임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 때문에 엄마는자나 깨나 밥과 운동 걱정이다. 얼마 전에는 밥과 운동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화를 주고받았다. - P117
"번역은 장거리 경주예요. 마라톤이라고요. 그렇게100미터 달리기하듯이 전력 질주하면 지쳐서 오래 못 해요. 한두 해 번역하다 말 거 아니잖아요?" - P123
나는 편집자의 짧은 의뢰 전화나 메일에서 나와 파장이 맞는지 안 맞는지 여부를 재빨리 간파한다. 물론 편집자와의 파장 따위가 번역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 - P129
그리고 일한 결과물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게 아니라 ‘책‘이 되어 남는 것도 큰 장점이다. 세월과 함께 책장에늘어나는 번역서를 보며 ‘저 책이 나오던 해에 무슨 일이있었지‘ 하고 과거 여행을 하는 사소한 재미도 이 직업의즐거움이다. - P135
착실히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기회가 온다. 관심있는 언어권의 출판 정보가 실린 매체를 늘 가까이하기 바란다. - P161
번역으로 성공하여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일본문학 번역가는 누구인지 끝내 수수께끼로 남고 말았다. - P108
원고지 30매쯤 번역하고 나면 슬슬 지루해진다. 그럴때 잠시 쉬면서 베란다 밖의 하늘을 보며 이런저런 잡념에 빠지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틀기도, 블로그에 잠시 글을 끄적이기도 한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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