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거대한 나무들이 가지를 낮추는 부드러운 모습이 좋다 - P54
병원으로 향하는 좁은 언덕에 작은 꽃집이 희망처럼 있는 게 좋다 - P54
약조보다는 약속을가장 여린 손가락을서로가 서로에게 거는 게 좋다 유 - P55
폐가 터지도록 달려서 봤던 마지막 얼굴이 내 남은 여름을 후회로부터 지켜주었다. - P55
예민하게 코끝을 국화에 처박고 싶어 다음 생엔 꽃집 같은거 하고 싶다고 겁 없이 살 때 소나기 그칠 때 구름이 뚫릴때 엄마랑 샛노란 빛의 입자를 후루룩 삼키며 - P56
아주 오랫동안 장미를 들여다보았죠외롭고 춥고 스스로 찢고 홀로 빛나고 - P59
너무 어두우면 초를 켜고 금빛을 쐬자고온갖 육중한 마음에 살에 엿기름을 칠하고벼가 탄다 경전이, 사랑이 분다고삐를 당겨 조금 더 우리, 밝은 쪽으로어린이보호구역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 P61
그게 불안일지라도 비참해져도이탈을 모른 채너에게 정직한 땀을 뻘뻘 흘리며네 턱에 닿는 눈빛만으로 여름이 열리고 있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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