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어느 여름날, 나를 키우던 아픈 사람이앞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풀 한포기 서 있으면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2022년 12월고명재

늙은 엄마는 찜통 속에 삼겹살을 넣고 월계수 잎을 골고루 흩뿌려둔다 저녁이 오면 찜통을 열고 들여다본다 다 됐네 칼을 닦고 도마를 펼치고 김이 나는 고기를 조용히 쥔다색을 다 뺀 무지개를 툭툭 썰어서 간장에 찍은 뒤 씹어 삼킨다 죽은 사람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 것, 입속에서 일곱 색번들거린다 - P11

AA를 좋아합니다설산을 그대로 받아쓴 것 같아서 - P15

그리고 나는, 함부로 더 이상해져야지꽃술을 만지던 손끝으로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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