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은 꼬집어 말하기 쉬운 게 아니며, 그렇게 한다 해도 나중에 알고 보면 사소한 것으로 밝혀지거나 그 특성들끼리 서로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 사람들은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귀가 먹먹하도록 시끄럽게 굴지 않고선 아무것도 못하며, 중국 사람들은 도박에 중독되어 있다고들 한다. 이런 말들이야 확실히 그 자체로는 별 의미가 없다. 그렇긴 하지만 그 무엇도 원인 없는 건없으니, 영국 사람들이 치아가 나쁘다는 것도 영국인 삶의 한 단면을 말해줄 수 있는 것이다. - P90
어느 기고자가 나를 "부정적"이고 "언제나 무언가를 공격하는 사람이라며 꾸짖었다. 사실 우리는 크게 기뻐할 일이 별로 없는 시대를 살고있다. 하지만 나는 칭찬할 게 있을 땐 기꺼이 칭찬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여기서 울워스‘에서 산 장미에 대한 칭찬 몇 줄을 적어볼까 하는데, 지나간 일에 대해서라는 건 유감이다. - P175
하지만 내가 서점 일을 평생 하고 싶지는 않은 진짜 이유는 그 일을하는 동안 내가 책에 대한 애정을 잃었기 때문이다. - P49
이상한 일이지만, 바로 그 순간까지 나는 건강하고 의식 있는 사람의목숨을 끊어버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죄수가 웅덩이를 피하느라 몸을 비키는 것을 보는 순간, 한창 물이오른 생명의 숨줄을 뚝 끊어버리는 일의 불가사의함을, 말할 수 없는 부분당함을 알아본 것이었다. 그는 죽어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 P26
담배 말아 피울 재료를 그에게 좀 주었다. 우리는 부랑자가 들릴 때마다 어린 학생들처럼 숨겨가며 담배를 피웠다. 담배는 묵인해주되 공식적으론 금지였던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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