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울 낙樂에 수컷 웅雄.
즐거운 수컷, 그게 내 이름이다. 이름을 지을 때 어른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던 걸까? 우스운 일은 성격이 정말 이름 뜻 그대로라고 주변의 평가를 받곤 한다는 것이다.

헤어지는 순간에도 여자친구가 하는 말은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했다. 서로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사랑에 선행되어야 한다면, 헤어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체념이 들었고 더는 잡지 못했다.

"솔직하게 말해줄까? 여름방학이면, 주변동네 초등학생들한테 티켓이 꽤 팔리거든.
방학 숙제로 ‘미술관 가기‘가 꼭 있잖아. 미라보다 더 잘 팔릴 게 뭐 있겠어?"

"그럴 것 없어. 한껏 사랑받았던 여자야.
남편이 자기 저고리도 덮어주고 편지도 써서관에 넣어줬던걸, 그 당시 양반가 사람이면얼마나 팔자 좋은 거야? 낙웅 씨랑 나보다훨 낫지. 양반도 장티푸스는 못 피했지만 말야."

휴, 나란 남자, 어떻게 귀신까지 실망시킨걸까.

"그 파경이 맞긴 한데, 요즘은 부정적인느낌의 말이 되어버렸지만 옛날엔 꽤 낭만적인 풍습이었어. 연인들이 헤어질 때 거울을쪼개어 한 쪽씩 증표로 나눠 가졌던 거지."
"네? 저 두꺼운 금속을 쪼갠 거예요?"
".………아니, 저건 원래 저렇게 주물한 거지.
설마."
"아."
"사랑이 없었다면 함께 묻히지 않았을 물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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