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이 좋다. 연애할 때 걷는 것은 더욱 좋다. 연애가 잘 안 될 때에 혼자 걷는 것은 더더욱 좋다. 어디로든 걷고만 싶다. 어디든 좋다. - P107
어디로 가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물을 주고 볕을 준 데에 보상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 P108
무식한 것들아, 이건 칭총이 아니라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라고! - P117
"오늘 참 좋은 자리네요. 제가 지금 얼굴이 좀 빨간데요. 딱히 제 글을 읽는 게 긴장이 되어서는 아닙니다. 그냥 동양 남자가 와인을 마셨구나, 생각해주세요." 관객들은 웃었다. - P119
<헤드윅>에 나오는 노래 <사랑의 기원>(The Originof Love) 가사로도 잘 알려졌지만 플라톤의 『향연』에는인간이 원래 네 팔, 네 다리 달린 생물이었는데 제우스의 번개로 쪼개져 두 팔, 두 다리만 가진 불완전한 존재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시금 온전해지는 방법은사랑의 짝을 찾아 서로의 몸을 붙이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인간이 두 팔 두 다리짜리로 쪼개진 후 너무 오랫동안 따로 떨어져 지냈던 것 같다. 둘이 한 덩이로 붙어서는 하루만 자고 일어나도 죽을 것 같으니. - P125
조금이라도 어려 보이면 혹시 더 영재로 보일 수있을까 해서 기르던 콧수염은 과감히 밀어버렸다. - P131
마음만은 토박이 뉴요커지만 여권에 재입국 승인도장도 안 마른 나를 받아준 건 차이나타운뿐이었다. - P139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선반 한쪽이무너져 나의 유리 제단은 폐허가 되어 있었다. 차이나타운을 떠나며 이삿짐을 싸던 날까지도 그쪽 구석에서는 유리 조각이 나왔다. - P143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치이느라 고단했던 나도 그 순간만큼은 안도했다. 주인공의 인생이피곤하기는 해도 살아지기는 한다는 점에서 - P149
① 향기로운 칵테일②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③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④ 프리지아 꽃향기 - P155
역시 우리 진리 언니는 못하는 게 없어. 난 이번 주도 별일 없었어. 다음 주에 또 올게. - P161
엄마는 내가 울컥할 틈도 없이 들고 있던 손선풍기를 헨리 얼굴에 씌어주고 물휴지를 꺼내 이마의 땀을닦아주었다. 이런 날이 다 있네. 요즘은 엄마가 홍콩 뉴스가 심란할 때 헨리는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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