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의 가장 큰 매력은 혼자서는 절대 읽으려는마음도 먹지 않았을 책을 접하게 된다는 거다. - P197

제주도의 가장 시골 마을, 바람이 많이 부는 동네의 어둠속에서 한 여자가 노트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쓴다. 피곤에절은 얼굴인데도 눈빛만은 총총히 빛나는 한 여자가. 처음작업실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던 순간이 생각난다.
참 좋았다. 해방감보다 안정감이 더 먼저 느껴졌다. 온전히나 혼자만 있는 시간을 가져 본 게 언제였던가. 작업실에 대해서오면 모드가 완벽히 전환되어서 좋다. 생활인이자 엄마강지혜에서, 시인이자 기획자 또는 강사 강지혜로 모드를바꾸고 기꺼운 마음으로 피로 속에 뛰어든다. - P202

해녀들은 물질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늘 바빴다. - P207

칠성판(관 밑에 까는 판자)을 등에다 지고한 길 두 길 들어가 보면저승 문이 눈앞이로다이어도 사나 이어도사나 - P208

"맴이 아프긴 무신. 그땐 다 그랬쪄. 살다보면 다살아점쪄." - P212

내가 심은 잔디는 바닷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죽어 가는 것처럼 살아 있습니다살아 있는 것처럼 죽어 갑니다 말랐다 젖었다 말랐다 반복하며 조금씩 기어가며

분명한 건, 분명한 것. 확신에 찰 수 있는 것. 나는 내가시인이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여자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큰 개를 키우는사람이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낮에는 돌봄 노동과숙소 관리를 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일상을 보낸다는 것에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확신을 느낀다. 내게 확신을 주는 것들만 생각하기로 한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없다면 확신을 느끼는 일에는,
기왕 하는 거 몰두하기로 한다. 그러면 제주나 서울, 그어디에서든 다 같은 오늘일 테니까. 그 ‘오늘‘들이 나를어디론가 데리고 가겠지. 그러니까, 나중에 가서 후회든기쁨이든, 잘 부탁한다. 내일의 나여! - P217

우리는 찰나와 같은 생을 이렇게 보내고 있네요.
어리석게, 때로는 씩씩하게. 저는 지금 제주인데요. 지금어디에 계세요? 그곳이 어디든, 단단하기를 바랄게요.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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