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같이 있기 싫은 이유는 그렇게정작 혼자 있고 싶은 이유는 없는 것스티븐 손드하임, <컴퍼니>많으면서같구나.
부영초 3학년 2반에 핑클을 좋아하는 애가 총 다섯 명있다. 다 남자애들이다. 여자애들은 H.O.T를 좋아한다. 핑클을 좋아하는 남자애 다섯 명 중 두 명은 성유리를좋아하고, 한 명은 이진을 좋아한다. - P13
나와 동준이는 이효리를 좋아한다. 동준이와 나는쉬는 시간에 내 핑클 책받침을 보면서 이효리 얘기를한다. 나는 동준이와 이효리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 P13
내가 연애에 대해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컸는지는 잘 모르겠다. - P15
정종은 마시기보다 따르기 좋은 술이다. - P20
그것을 로마 카톨릭에서는 ‘신비‘라고 하고, 한국 통속유교 문화에서는 ‘그런 거 물어보지 말고 그러려니 해라‘라고 한다. - P22
잠깐이나마 사춘기의 요동치는 감정들을 쓸모 있게 활용할 수 있었던 그 시 수업 시간은 언제나 기다려졌다. 어쩌면 평생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써내지 않아도 되는 주에도 썼다. 어떤 시는 노래로 만들어서 밤늦게 애들이랑 한방에 모여 녹음하고 돌려 들었다. 사감선생님이 낌새를 채고 문을 벌컥 열면 토론 대회 준비중이라고 둘러댔다. 시는 노래가 되었다가 랩이 되었다. 가 러브레터가 되었다가 대자보가 되었다가 했다. - P29
목숨을 걸고 진실게임을 했다. 담배를 피워본 적 있다는 진실. 야동을 본 적 있다는 진실. 누구누구를 좋아했던 적 있지만 지금은 절대아니라는 진실 등이 공유되었다. 우리 사이는 새 학년친구에서 혈맹으로 깊어가고 있었다. - P37
"무슨 비밀인지 알 것 같다 야. 그거구나?" 그때 알았다. 내 비밀의 감옥에 나도 모르는 경보가 있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 P39
현실에서 악당이 나오는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철없는 생각이지만, 그때는 그게 나의 바람이었다. - P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