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엄마가 집에 왔었다. 엄마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차가 너무 막혀서 죽든지 죽이든지 하고 싶었다는 말을 늘어놓았고 냉장고를 열어 맨손으로 총각김치를 집어먹었다. 오늘 같은 날 굳이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 P101

-너희 엄마가 불쌍하다고 해서.
·엄마가 저보고 불쌍하대요?
-그래.
-그런데 왜 엄마는 화를 내고 있죠?
-너한테 못해줘서 그렇대. - P102

담배와 네온사인은 잘 어울렸다. 노란색 줄무늬에 형광분홍빛이 퍼지는 게 마치 전기난로 앞에 있는 것처럼 따뜻해 보였다. 내가 그림을 잘 그렸다면 이런 걸 그렸겠지. 사진을 잘 찍었다면 이런 걸 찍고. - P109

-왜 그래. 누구보다 미래를 살 사람이.
- 맞아, 맞는데, 내가 미래를 모르고 살잖아.
-그래서 미래를 사는 거야, 언니.
. - P120

-탄생의 행위와 죽음의 행위가 한곳에서!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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