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는 사람을 보면, 함께 울었다. 궁핍한 사람을 보면, 나도 함께 마음아파하였다. 내가 바라던 행복은 오지 않고 화가들이닥쳤구나. 빛을 바랐더니 어둠이 밀어닥쳤다. - P39
신은 그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입증하는 증거 앞에서 오히려 신이 발명되고야마는 역설. 가장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인간이 오히려 신 앞에 무릎을 꿇기를 선택하는 아이러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음들이마나 많았을까.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아이를 잃은 부모가 갑자기독실한 신앙인이 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할 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어 신을 발명한 이들을 누가 감히 ‘패배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신을 발명하기 전에먼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 P44
내 삶은 폐쇄되기 전에 두번 닫혔다. 그러나 두고볼 일. 불멸이 나에게세번째 사건을 보여줄지는. - P46
디킨슨의 시를 읽으면 이 사람은 슬픔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슬픔의 어떤 깊은 곳까지 이 사람만은 걸어들어갔구나 싶어진다. "고통스러운 표정이 나는 좋다. 그게 진실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언제나 진실한 것은오직 고통뿐이라는 것. 고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문장을 쓸 수 없을 것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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