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걸려 오는 전화는 좋았던 적이 없었다. - P166

"유머의 힘은 대단하군요. 근사한 재능인 건 맞지요."
"사실은 엄청 쫄았어요."
상우는 바로 어제 일처럼 심장이 쿵쾅거리던 그 감각을 잠시 되새겼다.
"실은 저도 초등학생 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 P171

"재벌 놈들하고 놀아주는 거 너무 지겹다. 아, 짜증."
영일 선배가 투덜대며 티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콜라캔을 집더니 꼭지를 땄다. 누운 채로 탄산음료를 마실 줄아는 무시무시한 사람. - P173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정중한 서신을 읽어 내려가며 상우는 영일 선배가 말한 ‘신선함’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어렴풋하게 생각했다. - P178

그날 주차장에서 헤어지기 전, 상우는 그간 궁금했던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불쑥 물었다 - P190

"홍영란 그분공 치시나? 같이 필드 나가도 좋고"
남편이 뭐라 하던 갖고 싶은 장난감을 향해 돌진하는어린아이의 천진함, 영일 선배도 주원의 이런 급발진이 처음은 아닌지 멋쩍어하며 농을 던졌다.
"아무튼 우리 형수님 성격이 은근히 급해요. 맨입으로그러는 거 있기 없기?" - P201

뜻하지 않은 환경의 변화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을불러일으킨다. 집착과 상실감, 분노와 무력감, 불안과 의연함 같은 다양한 감정 속에서 우리는 붕괴하거나 정면 돌파하거나, 견디거나 놔버린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그 모든 분투에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이제 나는 안다. 그중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직접 퇴로를 끊어버리는, 스스로에게 조금 잔인해지는 사람에게 특히 더 매혹을 느끼지만. 아무튼 우리 인생에서 어느 날 닥쳐오는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우리의 정신을깊이 뒤흔드는 모습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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