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 비추어 나를 생각했다. 내가 자주 올리는 사진들내가 올리는 사진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남이 찍어주는 너는대부분 어떻게 나오고 남이 찍어줄 때의 나는 대부분 어떤 모습인지. 너는 도드라지는 광대가 콤플렉스였고 그래서 사진을 찍힐 때면 두 손으로 뺨을 가리곤 했는데, 그런 너의 사진을 볼 때면 나는광대 같은 건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너의 손만이 보였다. - P59
세번째 갔을 때 너를 만난 거지. 그때만 해도 나는 여기를 하나도 알지 못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천희를 올려다봤다.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천희가도로록 소리가 날 것처럼 눈동자를 굴려 나를 봤다. 나는 속으로펜 쥔 손을 움직여 그 모습을 몇 번이고 그렸다. - P15
삼년전 겨울, 지은은 영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냥 가는 게아니라 거기에서 살겠다고. 이혼한 지 일 년이 되어가던 해였다. - P270
선배, 저는요…… 사실 사람들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게 좋아요. 이런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너무 촌스럽고 의존적이고 속이 빈 것 같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가끔 이렇게 털어놓고 싶어져요.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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