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 한참 전에 발매된 노래를 낯선 결혼식에서부르는 동안 내가 노인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슬아의 나이보다 심수봉의 나이에 더 가까워진 노인으로서, 사랑 말고도 많은 걸 알지만 돌고 돌아 사랑밖에 난 모른다고 말하게 된 노인으로서, 세월과 함께 이 노래를 진짜로 이해해버린 노인으로서 축가를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겨우 스물아홉 살이었다. 스물아홉의 내가 사랑밖에 모른다고 노래할 때 어떻게 들렸을지, 하객들의 마음을 아직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