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 나간 아버지로부터는 소식이 없었다.엄마는 고달프고 고단하고 고적했다. 그런고달프고 고단하고 고적한 날의 어느 밤에엄마는 달빛을 이용해 그림자놀이를 했다.엄마는 그림자놀이를 달빛 아래서 하고 동네 사람들은 햇빛 아래서 하는 게라고 나는생각했다. - P31
언제 한 번이라도 다리 쭉 펴고큰대자로 누워볼 수 없게옹색한 거처에서. - P15
고향을 생각하고, 집을 생각하면 따뜻하고기분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향을 생각하는마음 깊숙한 곳에 또아리 틀고 있는 스산함, 황량함의 감정을 나는 쉽게 말해오진못했지만 부정할 수는 없다. 헐벗은 산천,버림받거나 잊혀진 세상의 오지. 그것이 내고향의 일면이기도 하다. 내가 태어난 마을은 정확히 서향이다. 해는 언제나 우리 동네 뒤에서 떠서 앞으로 진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