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니 후랑크후르트로 간댔나.
거기 가면 집도 주고 옷도 준댔다. - P219

병원을 폭파시킬지도 모른대.
에이, 설마.
아니야, 누가 진짜 들었다고 했어. 병원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말도 있고, 폭격기를 보낼 거라는 소문도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P221

누가 들으라는 듯이,
제발 들으라는 듯이,
누구라도 제발 좀 들으라는 듯이. - P223

풀밭에는 잡초들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언니는 경사면에 퍼질러 앉아 핸드백에서 성냥갑과 돌돌 만 연초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연기를 내쉰 언니가 경사면에 비스듬히 눕더니 안을 들여다보는 정혜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거기서 뭐 하냐? 안 들어와? - P231

죽고 싶지 않다.
제발, 죽고 싶지 않다.
죽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 P245

죽었으면?
정혜가 외치듯이 묻는다.
나 죽었으면 어쩌려고? - P251

1980년 5월 22일의 오후.
정혜는 투명한 팩 안에 조금씩 차오르는 피를 묵묵히 지켜보았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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