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만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종종 다 같이 어울렸다. 흙과 물은 서로를 궁금해했고, 특히나 흙은물을 재밌어하는 눈치였다. 물은 처음에는 흙이 별로인지 데면데면하게 굴면서 낯을 가렸지만, 몇 번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다음부터는 곧잘 웃고 떠들었다. - P189
그때 물이 전화를 걸어온 이유가 곤란을 호소하게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 안부를묻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나는 울고 싶어진다. - P192
물은 문란해서죽은 게 아니다.물은 불안해서죽은 게 아니다.물은 무력해서 죽은 게 아니다. 내물은 슬퍼서 죽은 게 아니다.물은 화가 나서 죽은 게 아니다.물은 외로워서 죽은 게 아니다.물은 게이여서 죽은 게 아니다. - P205
[살리고 있는 중. 가져가지 마세요.) -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