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등을 다 덮을 때까지 물을 채우라고!" - P236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 엄마가 전화로 갈비 요리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엄마는 필요한 재료를 되는대로 읊었다. - P235
"어떻게 지냈어?" 시어머니는 두 팔 벌려 나를 꽉 끌어안으며 안부를 물었다. 시어머니 품에 안기니 마치 내 근심이 이여인의 근심이고 내 고통이 이 여인의 고통인 양 느껴질 만큼따뜻했다. - P237
엄마는 아무 지적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약간 멍한 표정으로웃고만 있었다. 어쩌면 약에 취해 제대로 분간을 못하게 된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소한 비판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고 내심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 P241
"여태까지 나는 내가 결혼이란 걸 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상대가 기쁠 때나괴로울 때나 함께 있어준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게 어떤 뜻인지 직접 겪고 나서 보니, 그 말을 온전히 이해한 내가 이렇게여기에 서 있게 됐구나." - P243
결혼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계씨 아주머니는 그제야 휴식시간을 가졌다. - P247
"어렸을 때 넌 우리가 어딜 가건 주야장천 내 옆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었어." 엄마가 힘겹게 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속삭였다. "근데 이리 나이를 먹고도 여기 이렇게 나한테 찰싹 달라붙어 있네." - P248
"엄마, 제발 눈 좀 떠봐." 나는 엄마를 깨울 작정이라도 한듯이 소리쳤다. "나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제발, 엄마. 나 아직준비가 안 됐어. 엄마!엄마!" - P258
나는 엄마의 언어로, 모국어로 절규했다. - P258
전혀 누군가가 죽은 날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P266
그것은 엄마의 묘비명에 새겨넣기에도 딱 알맞은 단어였다. 자애로운loving 엄마는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이지만 사랑스러운lovely 엄마는 온전히 자신만의 매력을 지닌 사람이니까.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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