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 나는 ‘천상의 양식’과는 동떨어진 ‘지상의 밥벌이’를 위해 일하게 되었다. 당장 입 안에 밥을 넣어주지 않는 인문학 따위는 팔자 좋은 이들의 유희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이 조직의 부품에 불과한 것만 같을 때, 쓸모라곤 없는 것 같을 때, 그래서 마음이 괴로울 때, 위로와 안식을 주는 건, 내가 떠난 지 오래된, 그저 ‘잉여’에 불과하다 여겼던 그 공부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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