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보다 학교가는 길을 좋아해서 선생이 되었다.
집에 돌아오면 무언가를 읽거나 가만히 누워 시간을보낸다. 오고가는 길 위에서 떠오른 몇 개의 장면들로이 책을 썼다. 써야할 곳과 기대 앉을 곳을 분별하는사람이 되기를, 헐겁고 희미한 시간들을 그럭저럭견디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때론,
농담은 침묵보다 가혹하다.
골목 끝에서 파랗게그림자가 차오른다.

"일은 할 만하지?"
생산 반장이 내 옆에 쪼그려 앉으며 말했다. 점심식사 후 휴식 시간. 정문 밖 담벼락 아래 그늘에 앉아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반장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 P13

아침이면 중국의 어느 지명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는 푸른 맥주병들이 골목모퉁이마다 뒹굴었고, 아침의 햇빛을 튕겨내며 팽팽하게 빛나는 골목을 걸어 나는 등교했다. 밤과 골목과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많이 웃고 오래 떠들었다. - P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