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미래를 고대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생각될 때도 때론 있다. 그럴 땐 허리를 펴고 서서 미래의 길이를 조금 더 늘려본다. 한 시간의 미래, 두 시간의 미래, 그것도 아니라면 하루라는 미래. 이제 민준은 통제 가능한 시간 안에서만 과거,
현재, 미래를 따지기로 했다. 그 이상을 상상하는건 불필요하다고느낀다. 1년 후 내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를 알 수 있는 건 인간능력 밖의 일이니까.
리고 - P279

다시 인사를 하고 뒤돌아 나가는 승우의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다가,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영주가 힘이 쭉 빠진 듯 의자에 털썩않았다. 민준은 그런 영주 옆에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 P289

"영주야."
"응."
"그땐 미안했어." - P298

어쩌면 지금껏 눌러두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기에 여전히 그녀 안에 그 모든 것이 고여 있는지도 몰랐다. 앞으로는 흘려보내야 할 것이다. 다시 얼마간 울어야 한대도 그래야 할 것이다. 그렇게 과거를 흘려보내고 또 흘려보내다 이젠 과거를 떠올려도 눈물이 나지 않게 될 무렵이 되면, 영주는 가볍게 손을 들어 그녀의 현재를 기쁘게 움켜쥘 것이다. 더없이 소중하게 움켜쥘 것이다. - P301

그런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이런 구절이 있기는 해요.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다.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된다.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된다."
시 기대 ㅇ머 게어요 - P307

"왜 연애하기에 좋은 상대가 아닌데? 똑똑하지, 농담도 잘하지.
사람 마음 편하게도 해주지, 또 잘난 척은 좀 잘해? 이것도 몰라요,
저것도 몰라요, 하는 사람보다는 훨씬 매력적이야, 그거!" - P337

휴남동 서점을 운영하면서 영주는 늘 테스트셀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해지곤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 책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한번 테스트셀러에 오르면 계속 베스트셀러로 남는 현상이 문제였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베스트셀러라는 존재가 다양성이 사라진 출판문화를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굳어졌다. - P357

그러다가 책을 덮고는침대에 누울 것이다. 영주는 하루를 잘 보내는 건 인생을 잘 보내는것이라고 어딘가에서 읽은 문구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 것이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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