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에는 그처럼 보는 사람을 다짜고짜 감전시키는 특수한 자질이 있다. 훌륭한 연기에는 툭툭 건드리는 연기도 있고 스며드는 연기도 있는데, 컴버배치의 필살기는단칼에 관객의 심장을 찌르는 연기다. - P29
인터뷰를 통해 보는 자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고고하고 도도한 극 중 페르소나와 무관해 보인다. - P35
톰 크루즈는 스스로가 브랜드고 장르이며 카메라 앞에서뿐 아니라 세계 각국 시사회의 레드카펫 위를 돌며 흔쾌히 아우라를 발산한다. 다시 말해 그는 할리우드에 몇 남지 않은 고전적 의미의 스크린 스타다. - P37
그런데 이 원만한 노력파 배우가 카메라앞에서면 섬광을 낸다. 컴버배치의 연기는 정확하되, 힘을 가하지 않아도 칼날자체의 무게로 살을 절개하는 메스처럼 수월해 보인다. - P36
그를 묘사함으로써 나는 이 환영 같은 배우의 소매끝을 잡아보려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상태와 무엇이든 쓸 수 있을 것 같은 환각은 기묘하게 닮아 있는데, 이는 많은 글쟁이들이 걸려드는 끈끈이주걱이다. - P53
제임스 렉스턴의 카메라와 조명은 눈물, 세면대의얼음물, 욕조의 비누거품, 바다 그리고 마이애미의 무더운 대기와인물들의 피부에 감도는 습기를 세심히 잡아낸다.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흑인 배우들의 피부 톤을 <문라이트>처럼 인물의 상태에 맞춰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는 기억에 없다.ㅎ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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