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의문문으로 끝나야 하는 게 아닌가? - P70

I고독사라니.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거라면 못된 장난이었다. - P71

노인이 둘러보라며 가리킨 모든 물건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말린 장미꽃은 1만 2000원, 신발은 8000원, 책상은 2만원, 책상 위에 놓인 연필도 2만 원이었다. 어떤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된 건지 알 수 없었다. - P80

김자옥 씨는 자신이 이 세상에 잘못 배달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도 답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궁금해하지도 않는질문 말이다. 그러나 잘못 배달된 질문이라도 문을 여는 건옳은 질문과 옳은 답이겠지만 벽을 부수는 건 틀린 질문과틀린 답일지도 몰랐다. 김자옥 씨를 수신인으로 한 건 아니지만 책의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서 발견한 포스트잇이 고독사 워크숍으로 자신을 이끌어 주었듯 말이다. - P81

"아니 아니, 사실 이런 ‘허수‘의 존재들, 어디에서도 유효한숫자로 셈되지 못하는 허수들이 곧 우리 고독사 워크숍의 주요 고객이란 말입니다. 살아서 허수인 사람들이 결국은 죽어서만 유효한 숫자, 그러니까 신원 불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되어 1743이나 1458과 같이 영원한 숫자로 남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P84

그 문장을 읽으며 오 대리는 새삼 궁금해졌다.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 소리가 저 멀리서 누군가 한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와 만난다면 그때 내게돌아오는 소리는 같은 소리일까 아니면 다른 소리일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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