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해지거든 우리 도시락 싸가지고 공원에 가요. 나는 팥빙수에 들어 있는 인절미를 골라먹었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그의 손에 내 손을 가볍게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러지 마요. - P27

어떤 날은 그 주황색원뿔들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내겐 화풀이를 할 상대가 없었다. 그에게서 다시 전화가 오면 받지 않으리라. 나는 휴대폰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어놓았다. - P23

45아빠는 엄마를 새마을호 기차 안에서 만났다. - P171

암튼 딸과 아들은 그뒤로 지금까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침을 차리기 귀찮아서 남편의 제사상에 올릴 생각으로 아껴두었던 곶감을 꺼내 먹었다.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섭섭해하지 마. 이젠 내 밥 챙기기도 귀찮으니까." 나는 허공에 대고말을 했다. - P117

다시 그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서너 달이 지난 뒤였다. 생일날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는데 실패하고말았다. 한 달 주문이 일곱 건밖에 되지 않았다.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정수리 주변으로 동그렇게 탈모가 진행되어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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