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나무 꼭대기부터 환하게 물들였다. 버스는 오지 않았다. - P37
이제 혜원은 죽었고 혜원의 아들은 영영 이메일에 접속하지 않을지도 모르며 혜원의 여동생조차 홍천의 아파트에대해 모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무섭도록정확하게, 그것을 알고 있었다. - P15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서랍이 닫혔다. - P229
"저거 타볼래요?" 충동적으로,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가 의아한 눈빛으로 회전목마와 나를 번갈아 봤다. 거절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의외로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아이처럼 웃었고 앞장서서티켓을 끊어오기도 했다. 우리는 곧 회전목마에 올랐다. - P247
용서.... 귀하의 지난 메일을 읽은 이후 용서라는 단어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머릿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돌처럼 굴러다니는 그 단어를 더 깊이 숨기지도, 꺼내어 제거하지도 못한 채 지난 며칠을 보냈습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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