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계셨나요? 하하. 이거 다 들통나버렸네요. 사실 표지 색깔은 저도 몰랐습니다. 1980년대에 출판된 어린이책이라고 하면사용하는 색이 몇 가지 안 되니까요. 인쇄기술도 지금에 비하면 형편이 어려웠잖아요. 《꽃들에게 희망을》 같은 경우 나비 이야기니까 표지가 노란색이죠.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주인공이 나무니까 초록색. 그렇게 직관적으로 색을 썼어요. 제목이나 내용에서 색을 유추하기 모호한 경우는 보통 노란색이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더라고요. 지금은 딱히 그렇지 않지만 오래전엔 ‘어린이는 노란색‘이라는 등식 같은 게 있었잖아요? 니콜라 책도 그렇게 유추해본 겁니다." - P44
책을 받아든 C씨는 아직 그게 뭔지도 모를 아기에게 책을 보여주었다. 아기는 그 안에 무슨내용이 들었는지, 게다가 그 사연까지 다 아는 것처럼 표지를 보자마자 까르르까르르 웃으며 손을 뻗어 책을 잡으려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다 같이 아기를 따라 큰 소리로 웃었다. 책방은 한순간 개구쟁이 초등학생들이 모인 교실처럼 떠들썩한 웃음소리로 가득해졌다. - P49
책 한권을 40년 만에 다 읽은 사람이 있다. 종교 경전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흔하게 사람들 손에 들려 있던 대중소설이다. 몇십년 전에는 유명했지만, 지금도 그 책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겐 아주 소중한 책이다. - P50
"그 친구가 말하길, 처음에 책 이야기를 하면 어쨌든 호감을 살 수 있다고 그러더군요. 상대 이름이 영자라고 하니까 잘됐다고하면서 《영자의 전성시대》 이야기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보라고 그랬습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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