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처음엔 이 소통이 정말 어려웠다. 노트를 들고 공장을 찾았을 때 나를 ‘고객‘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를그들의 고객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시키는 것, 그게 첫 번째 관문이었다. - P26

1. 나 몰라라 발뺌 유형2. 잘못은 인정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다 유형3. 그렇게 깐깐하게 굴 거면 다른 데 알아봐라 유형4. 뭐든 내 잘못이다. 빠르게 다시 해 주겠다 유형 - P27

작업 ‘지시서‘가 아닌 작업 의뢰서‘라고 바꿔 쓰는 일, 일 때문에 전화했어도 꼭 안부부터 묻는 일, 공장에 갈 땐 작은 주전부리라도 사 가는 일, 물건을 받고 감사하다고 전화하는 일, 특히 물건이 신속하게 잘 나왔을 때는 "사장님 짱!"이라며 호들갑을 떠는일이 내가 할 수 있는 그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 P28

5) 표지 보호를 위한 비닐 커버가 필수로 씌워져 있지 않고 선택 가능한 : 비닐 커버가 처음부터 씌워진 채 판매되는 다이어리가 대부분이다. 나는다이어리에 자연스럽게 손때가 묻는 것을 선호하는 데다가 특유의 비닐 느낌이 싫어서 다이어리를 사면 늘 커버를 빼는데, 그럴 때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생겨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비닐 커버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 P32

정리하고 나니 심플해졌다.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도 함께 채울 것. 그리고 음료를 판매할 수 있는 작은 카페를 운영할 것.‘ 1층은 카페와 쇼룸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2층은 우리의 작업실로, 옥상은 손님들이 맘껏 올라가 숲을 보며 여행 온 기분으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고 ‘도심 속 오아시스‘라는 콘셉트를 잡아 공사에 참고할 자료를 찾았다. 쏟아지는 레퍼런스 사이에서 지쳐 갈 때쯤 하와이의 한 핑크색 호텔 사진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선 핑크색을 과감하게 쓴 공간을 만난 적이 없었다. 핑크색을 여유롭고 편안하고, 자유롭고,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색으로 사용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분홍과 숲의 초록색이 만나면 정말 아름답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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