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냥한사슴 앞에 입맛을 다시는 게 아니라 무릎을 꿇고 바치는 사냥꾼의 노래는 현대인의 식탁에서 사라져버린 어떤 소박하지만 거룩한 윤리를 일깨운다. - P163
7404우리 사이에서 몸은 대화의 주제가 되지 않았다. -p10사랑하는 내 딸, 이게 바로 내 유산이다. 이건 생리학논문이 아니라 내 비밀정원이다. 여기야말로 여러 면에서 우리가 공동으로 가꾼 영토지. -p11 - P168
‘실향민 음식‘을 자주 접하면서도 내 무심한 혀는 거기서 어떤비극의 맛도 감지하지 못했다. 각종 문헌을 통해 접한 실향의 아픔과실향민 음식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 P173
다만 속초 사람들이어딘가 퉁명스러운 것 같고, 타인을 경계하는 것처럼 무뚝뚝하게 느껴질 때면 슬며시 실향이라는 말에 불을 켜두어도 좋을 것같다. 경계심이란 고향에 두고 온 그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오랜세월 퇴적되어 만들어진 마음의 언덕이라는 것을. 그러므로 속초는 애틋한 이별의 슬픔이 가라앉은 도시라는 것을.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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