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정은 세 달을 넘겼고, 티베트에서 인도까지 이어졌습니다. 당시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저열한 식사와교통수단과 숙소를 모조리 경험했습니다. 엄청난 악취가나는 침대버스에서 노숙자가 쓸 법한 이불을 덮고 잠을청하면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워 물던 사람과남은 컵라면 국물을 버스 바닥에 쏟아붓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그때의 악취는 훗날 병원에서 일할 때 많은 경험이되었습니다. - P189

후려갈겨야 직성이 풀리는 어린아이들을 상대했습니다.
여름엔 여덟 시간 이상 쓰면 정신이 혼미해지지만 색다른자아가 있는 탈이었습니다. 왜인지 행인들은 인형탈 쓴사람의 오버액션에 관대하더군요. - P194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선생님의편지 안에서 수신자인 저와 크게 상관없는 썰이 참 길었다는 점이에요. 작년 6월에 쓰신 첫번째 편지에서 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 "문득 남을 생각하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서간문의 본질"이라고. 사실 저는 쭉 반대로 생각해왔답니다. 서간문의 본질은 자기만 생각하던 사람이문득 남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이라고. 양쪽 다 진실일 것입니다. 서간문의 본질은 다양할 테니까요. - P205

빛나고 친절한 사람들이 슬픈 세상은 너무 싫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이 털어놓는 세상의 어떤 이야기라도 듣고어떤 질문이라도 끝까지 답하겠다고요.
그때 시작된 우정이 이렇게까지 멀리 왔습니다.
우리가 먼길을 걸어무엇인가를 같이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 기쁩니다. - P227

저 요즘 자주 쌍꺼풀이 생깁니다. 이대로라면 3년 안에 홑꺼풀 눈을 잃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보다 느끼한눈이 되어도 우리 우정 변치 맙시다. - P241

. 처음에는 뭘 잘못 드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격한 반가움의 표시라는 것을 알게 된 건 두번째 만남부터다. 도대체 얼마나 반가우면 그렇게 인사를 할까. 요즘엔 그를 만나면 나도 따라해본다. 양손을 옆구리 높이까지만 올리고 부르르떨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 신맛의 반가움에 관해 생각한다. 살짝 괴롭고 짜릿하고 너무 좋은, 그래서 눈을 질끈 감게 되는 그런 반가움은 정말 흔치 않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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