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이런 작용을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 라고 부른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가 1968년에 발견한 현상으로, 이 효과는 마주침이나 접촉의 빈도가 잦을수록 그 사람(혹은 그 사물)을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 P112
어째서 그런 것일까? 우리 머리는 거듭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똑같은 상황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도식이라는 것을만들어낸다. 어떤 특정한 도식이 보다 빈번하게 작용할수록 우리 두뇌에서는 ‘처리 유창성 Processing fluency‘이 올라간다. 두뇌의작용 방식을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인 ‘처리 유창성‘은 우리의 뇌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과정을 물 흐르듯 매끄럽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래서 처리하기 쉬운 일일수록 우리는 그것을 편안하고 즐겁게 여긴다. 다시 말해서 우리 뇌는 될 수있는 한 일거리를 줄이는 쪽으로 작동한다. 복잡할 거 없이 도식을 통해 ‘아 이거는 그거야!‘ 하고 간단하게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 P113
이런 배경에는 앞서 살펴본 단순 노출 효과가 있다. 자주 보는 것에 우리는 더 큰 호감을 느낀다. 그럼 우리가 매일 누구와 가장 자주 만나는가? 매일 거울에서 보는 사람, 곧 우리 자신이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나와 닮은 것을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전혀다른 생김새의 사람을 보면 복잡한 처리 과정을 거쳐 평가해야 하는 탓에 두뇌는 진절머리를 낸다. 그러니 이미 알고 있는 게 나타나면 얼마나 좋겠는가. 게다가 닮은 사람을 보며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남이 나를 인정해주었으면 하는 갈망, 사랑받고픈 끝없는 열망이 닮은 사람의 존재를 보면서 충족되기 때문이다. - P117
그런데 유사성의 원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원칙이 하나 있다. 그것은 ‘상호성의 원리 Reciprocity principle‘라는 원칙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여기고 호감을 갖는다. 이 원리는 심지어 나와 조금도 비슷하지 않아평소라면 강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일지라도 적용된다. 말하자면 상호성의 원리는 유사성의 원리를 간단하게 제압한다.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모든 원리는 깨끗이 무시된다. - P126
불쌍한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를 택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기 곰이라면? 요즘은 동물원에이른바 후원자 신청을 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동물을 골라 후원금을 내면 돈은 그 동물을 돌보는 데 쓰이고 후원자의 이름이우리의 울타리에 공개되는 식이다. 기회가 있다면 그곳에 기록된 이름들을 살펴보라. 어떤 동물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반면, 후원자가 전혀 없는 동물도 있다. 어쨌거나 다행히도 전기뱀장어는 전류를 만들어낸다는 강점을 지녀서 에너지 관련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좋아해 후원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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