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오랜 시간 동안 여러 곳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놓으니 자연스레 지난 기억이 떠오른다.
낯선 해변에서 답 없는 미래를 고민하던 기억(「데비 챙」), 목적지 없이 정신없이 걸어 다니던 기억(한남동 옥상 수영장」), 떠난 고양이를 애도하던 기억 (「임보 일기」 「꿈결」 「무급휴가」), 친구와의 관계에서 솔직할 수 없던 기억(「애쓰지 않아도」 「숲의 끝」),
폭력적인 공익광고를 보던 기억(「손 편지」), 병아리를 키우던기억(『안녕, 꾸꾸」), 고기를 먹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호시절」)…………… - P7
엄마는 내가 중학교 3학년을 마친 겨울에 기도원에 들어갔다. 말이 기도원이지 사이비종교 공동체에 몸을 담기로 한 거였다. 그 일이 있었던 직후 아빠는 나를 데리고 내가 태어나고자랐던 P시를 떠나서 할머니의 집이 있는 서울로 이사했다. 나= 연합고사를 치러 애써 합격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는 얼굴 하나 없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사한 지 이틀트의 일이었다.
친구가 없는 교실에 뚝 떨어지자 막막해졌던 기억이 난다.
-장에 급식실에 누구랑 같이 가야 할지, 체육시간에 누구와께 운동장에 나가야 할지 알 수 없어서였다. 짝이 된 아이에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