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머니나, 저 얼간이들은 왜 저토록 형편없는 관계를 맺으며 살까? 그러면서 아무것도 몰라! 부부들은 대개 자신들의 관계가 남들보다 훨씬 낫다고 여긴다. 이른바 ‘우월함 환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다. 우월함 환상은 인생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환상은 우리 모두가 갖는 일종의 선입견으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을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그것도 터무니없이! 그 결과 우리는 너 나 할 거 없이 자신이 대단히 똑똑하고 매력적이며 걸출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환상에빠진다. - P60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월함 환상은 ‘자신의 가치를 왜곡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통계를 보면 사고가 일어나는 주된 원인은 운전자가 자신의 실력이 최고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제라도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탓에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벌어진다. 이런 태도는 위험한 추월을 서슴지 않게 만들고, 빙판길에서조차 엑셀을 밟게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행인도 마찬가지이다.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하는 아찔한상황을 보라. 독일에서만 매일 거리에서 약 열두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그들은 대부분 죽음 직전까지 자신이 모든 걸 확실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61
평소 다음과 같이 자문하는 습관을 들이자. 혹시 지금 나는 우월함 환상에 빠진 게 아닐까? 이런 물음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거나 우리의 지갑을 지켜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우월함 환상을 염두에 둔다면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반응을 더욱 잘 이해할 수있다. - P62
아이를 보고 구덩이에 뛰어든다는 것은 동정 때문이다. 우리가 동정을 하는 이유는 고통을 받는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동정하는 사람은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 P65
공감을 하려면 타인을 나와 분리된 독립적인 인간으로 볼 수 있고, 그의 마음을 잠시 내 것처럼 느껴도 자기를 잃지 않을 수있는 건강한 자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아의 경계가 약한 사람들은 공감해야 할 순간에 상대방과 자신을 하나로 합쳐버린다. 그렇다 보니 남의 고통에 사로잡혀 자신도 구덩이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탓에 다른 사람의 시련이나 아픔과 만나는 것을 꺼린다. 이런 사람들은 좋지 못한 기분이 끓어오르는 것을 피하려고 현장을 벗어나는 쪽을 택한다. 양심의 가책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 남의 걱정을 나눠 갖는 것보다 쉽다고 여기는 탓이다. 잘잘못을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우리의심리가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다. 동정은 물론이고 도망가려는 마음 역시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다. - P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