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나는 의식적으로 글을 쓴다‘라는 말 대신 적는다‘라는 말을 선택했다. 사전적 의미로는 차이가없다. 다만 이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글을 쓰는 단계 이전에 철저히(때로는 처절히) 기록하고 적어두는 이의엄중함을 드러내고 싶어서였다. 나는 이제 백남기 농민을 적을 것이다. (…) 한국 농업, 농촌의 역사에서이미 많은 백남기들이 있어왔음을 적으려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여성 농민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면서 한걸음 걸어 나왔던 것처럼, 이제 나는 백남기 농민을 적으면서 두 걸음 더 나아가보려고 한다. 흔들리면서말이다. - 질적 연구자 좌충우돌기) - P61
글쓰기가 삶과 세상을 바꾼다고, 은유는 믿는다. "일하는사람이 글을 쓰면 세상이 좋아진다." 그가 지침으로 삼는 이오덕선생의 말이다. 일하는 사람은 당사자로 넓어진다. 그의 글쓰기수업을 듣는 사람들은 성폭력, 가정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겪은피해를 글로 쓰며 드러내게 된다. "쓰게 되면 말 못한 일을 털어놓게돼요. 약점이고 결핍이어서 말을 못하다가도 글을 쓰면 자신을들여다보게 되니까요. 많은 고통이 말해지고 써지고 바깥으로드러나야 해요. 전면화돼야 해요." -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