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아니다. 사물도 그렇다. 유독 내가 잘 발견하는 사물이 동그란 머리끈이다. 땅에 떨어지 있는 머리끈을 발견하민가던 길을 법추거나, 혹여 이미 지나쳤더라도 되돌아와 사진으로 남기른다.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리다가 급이 다시 돌아와서 땅에 떨어진 머리끈을 찍을 정도인데 이러면 행인들은 내가 휴대폰으로 겨냥하는 지첩을 함께 본다. 뭐 대단한 게 있나 싶어서일 텐데 거기엔 흔한 머리끈이 있을 뿐이다. - P165
비행기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와 좌석을 공유한 적이 있다. 일곱 시간의 비행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그걸 알아챘다. 먹고 있던 기내식에서 곰팡이를 발견한 적도 있고, 내 좌석 등받이에 안마 기능이 추가된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발길질을 하던 뒷좌석아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기체가 난기류에 휘말려 요동칠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