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가족과 부채 없이 안정된 직업을 가진 여자가 남자와 같이 사는 일은 어느 모로 보나 합리적이지 못했고 내목표인 조기 은퇴와 화가로서의 삶을 생각해봐도 그 모습이선뜻 그려지지는 않았다. 책 표지를 펼쳐 차례만 훑고 덮어버리는 것과 다름없던 당시의 내 연애 패턴을 고려해보아도 그랬다. 김한서와의 만남은 무척 예외적이었다. -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