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는 그린게이블즈에서 샀다. 빨강머리 앤이 살았던 초록색 지붕집.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에 ‘그린 게이블즈는 이개간지의 가장 변두리에 있었으므로 애번리 마을의 다른 집들이 사이좋게 모여 있는 큰길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레이철 부인의 말을 빌면, 그런 곳에서 사는 것은 도저히 산다고 할 수가 없었다"고 묘사된 그 집 말이다. 나는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보낼 여름의 며칠을 앞두고 앤을 다시 읽었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게 그 집의 위치였다. 작은 마을에 소문이 퍼지는 속도와 그 소문으로부터 약간 안전거리를 확보한 남매의 집. 그런 건 어릴 때는 읽지 못한 부분이었다. 앤이 그런 집의 좌표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중심으로 -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