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파가 그런 의미있군요. 청년아로파 운영 방식이 궁금해요.
저희 정관 1조에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생활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한다 뭐 이런 거창한 구호 같은 게 있어요. 물론 저희도 먹고살아야 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게 필요하지만, 너무 돈에 구애받지는 말자는 의미이기도 해요. 자기 월급의 10%를 내는 것도, 친구들끼리 모이면 각자 소득이 다르니까 잘 못 벌고 있는 친구는 그런 자리에 안 나올 수도 있잖아요. 이 안에서는 최대한 소득 격차를 줄여보자는취지였어요. 아로파 안에서는 그런 것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좀 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고, 각자 꾸는 꿈들을 이룰 수 있게끔 하자는 게 목표였죠. - P140
그런 이유로 열 분 중에서 현우님이 ‘바지사장‘을 맡게 된 건가요?
제가 사장을 맡게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요. 일단 이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게 아니고, 장소를 찾는 단계에서만 계속엎어지면서 5~6개월 정도가 흘렸어요. 전체적으로 좀 사기가 떨어졌었죠. 그때 갑자기 불안해지더라고요. 결국 이것도 지금까지 스쳐 갔던수많은 모임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싶고. ‘그때 잠깐 재밌었지. 자리도 알아보러 다니고, 무슨 카페를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하는술자리 안주 정도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위기감이 갑자기 엄습하더라고요. 제가 퇴사하고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이것만큼은그렇게 되지 않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좀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설마 망해도 멤버들 있으니까 쟤들이 나를 먹여 살리지않을까? 이러면서 진짜 당시에 절 먹여 살릴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을 하는 멤버가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웃음) 어쨌든 그래서 제가 오늘부터 사장 하겠습니다. 이러진 않았는데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자연스럽게 키를 잡고 끌어가다 보니 제 이름으로 가게 계약도 하고 앞장서서 진행을 하게 된 거죠. 이게 다 궁지에 몰려서 생긴 일이에요. 먹고살아야 되니까.(웃음)148/354 -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