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 꽂힌 책장 앞에 설 때면 언제나 마음이 부풀었다.
안녕하세요, 집 보러 왔어요. 닿지 않을 인사를 건네고시집의 문을 열면 집집마다 모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어떤 집에는 남다른 말맛으로 재밌는 요리를 내오는 사람이있었다. 만족스러운 웃음으로 다음 집의 문을 열면 그곳에빛과 계절이 닿은 자리를, 기다리는 이가 있던 자리를더듬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왼편에 한참을 머물러있기를 좋아했다. 그런 이들이 사는 집을 좋아했다. 그 집참 좋더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집이라고 자주 말하곤했다. 한 번 가 보는 게 어때, 직접 문을 열어 주기도 했다. -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