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는 하루도 부고 기사가 실리지 않은 적이 없다. 최근에도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오늘만 해도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 수상자와 텔레비전 토크쇼를 삼십 년간 맡아 했던 진행자가 죽었다는 부고 기사를 보았다.
내일이면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죽음은 얼마 되지 않는다. - P85

그렇다고 읽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읽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김윤자가 독서의 대상으로 택한 것은 신문이었다. 한글로 된 신문과 영어로 된 신문 모두.
아침 일찍 광화문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서너 종의 신문을 구할 수 있었다. 광화문에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커피를 마시는 동안 뒤적거리던 신문을 곱게 접어자리에 놓고 가곤 했다. 게을러서 쓰레기통까지 가지 않는 게 아니었다. 신문을 읽고 싶은 누군가를 위한 배려였다. 지금 시대에신문을 읽는 사람들이란 희귀했고, 그래서 신문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자신과 비슷한 갈급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 P87

가 손을 들어올렸다. 손바닥이 신중호를 향하게.
"이거는 마이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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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나의 프라이버시."
그녀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신중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레이디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우 쥬 플리즈 토크 어바웃 유어 시크릿? 당신도 할 수 없잖아요"레이디가 말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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