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읽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읽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김윤자가 독서의 대상으로 택한 것은 신문이었다. 한글로 된 신문과 영어로 된 신문 모두.
아침 일찍 광화문 스타벅스에 앉아 있으면 서너 종의 신문을 구할 수 있었다. 광화문에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커피를 마시는 동안 뒤적거리던 신문을 곱게 접어자리에 놓고 가곤 했다. 게을러서 쓰레기통까지 가지 않는 게 아니었다. 신문을 읽고 싶은 누군가를 위한 배려였다. 지금 시대에신문을 읽는 사람들이란 희귀했고, 그래서 신문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자신과 비슷한 갈급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