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환경에서 나는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있을까요. 이곳의 시간을 존중하지 않은 채 욕심만 부렸던 것은없었는지 돌이켜봅니다. 그러다 한 번씩 박시도 님이 내려주는차를 마시러 갑니다. 그리고 찻잎이 우러나길 기다리며 차가제게 주는 시간을 지켜봅니다. 박시도 님처럼 스스로 비워내고채울 수 있는 여백을 갖게 되면, 저도 언젠가 숲속의 차나무처럼자연스럽고 조화롭게 이곳과 섞여 지낼 수 있겠지요. - P37
엿 방 중 가장 마음이 잘 맞는 이웃을 짝꿍으로 둔 장순님어머니의 엿은 씹으면 아사삭 부서지는 구멍 많은 엿입니다.
그 구멍을 어머니는 ‘바람‘이라고 합니다. 바람 많은 엿을 만드는데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짝꿍과 혹여 서운한 것이라도생기면 엿을 잡고 있는 손이 틀어져 함께 당기는 엿도 틀어지고말기 때문에 엿을 만드는 계절이 오기 전에 어머니들은 서로에대한 마음부터 준비해둔다고 합니다. 서운하지 않게, 다투는일 없도록 평소보다 특히 더 조심하며 지내신다지요. 그렇게마음을 맞추니 엿의 맛이 더 좋아지나 봅니다. 따뜻한 방에서도차가운 겨울을 즐기라는 바람을 가득 담은 장순님 어머니의 엿을보냅니다. 어머니의 바람이 멀리까지 전해지길 바랍니다. -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