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의문으로 #구병모결코 읽기 쉽지 않으나 읽는 순간 놓기도 어렵다 기억날 듯 사라지고 사라진 기억에서 떠오르는 꿈처럼 페이지마다 환영과 자각이 꼬리를 잇고 서로를 쫓는다어쩌면 나는 구병모 작가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작들과는 또 다른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펼쳐놓는 소설 소설이라기엔 주술을 옮겨 적은 기록 같기도 하고 해몽을 보고서로 만든 것 같기도 한 농밀하고 빼곡한 활자들의 지도다 왜가 없는 땅에 버려진 지 오래.누가 없는 바다를 표류한 지 오래.무엇이 없는 하늘을 부유한 지 오래.왜가 없는 땅은 그 어떤 씨앗도 나지 않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당아새먄이 남아 노래하는 황무지가 되고, 누가 없는 바다에서는 파도가 경련 끝에 항해자를 삼키고, 무엇이 없는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무리 지여 철새들의 이동을 방해한다. 죽음과 충돌하여 수많은 각도와 방향으로 산란된 꿈들만이 날카로운 입자를 빛내며 경야의 시간을 수놓는다. p142-143어떻게 저런 문장을 써내렸을까 작가는 어떤 꿈에서 깨어났기에 저런 단어들을 손에 쥐었을까 읽고 나서 찾아본 알라딘 독자평에 있던 리뷰어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박상륭이 쓴 [인셉션]느낌' 어떤 구병모를 상상하고 시작해도 전혀 다를 출구로 안내할 책이다 #상아의문으로 #구병모 #상아의문으로_서평단 #꿈과현실 #문학과지성사 #북스타그램 #2022book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