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진
이동은.정이용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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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이야기로 쓰고 그림으로 그려 낸다는 것 그래서 이야기와 그림에 누군가의 삶을 담아 독자에게 내어 놓는다는 건 단순히 기록을 옮기는 것 정도로는 가능하지가 않다 기록이라는 식재료를 다루는 솜씨가 단정하고 또 단호한 데가 있는 파트너쉽, 정이용+이동은 작가들이다 /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깊은 손 맛을 가진 자들 그러니까 담백하고 진한 맛이 나는 이북식 손만두나 시원한 감칠맛의 갓김치 같은 평범한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요리를 내는 고수들 첨가도 첨언도 없는 무뚝뚝한 혹은 수줍음이 많은 주방장을 겸하는 식당 주인장들, 그런데 은근히 따순데가 있어 식지 않은 보리차와 따뜻한 물수건을 내밀고 가는, 맛도 정성도 두고두고 기억 나는 한 끼 이 그래픽 노블 #진진 은 그 한 끼를 닮았다 이상하게 배가 불러 반나절은 든든한 이야기 어두운 곳에 드리우는 건너편 가로등의 고마움 신호 앞에 서두르지 않는 운전자의 양해 찬찬히 싸맨 보자기 포장의 고운 모양새가 이 그림과 이야기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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