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다 써버리는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소진 되는 것처럼 아직 할 일이 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는데 시간이 되어야 차는 달 처럼 멍하니 기다리기엔 여기는 그렇지 못한 곳정영수 소설 속 연인들 혹은 연인이었던 이들은 데이터를 다 쓴 사람들이 약간 황망한 표정으로 도시를 걷고 시간을 해멘다 그들에게 합의와 함의는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그건 관계라는 물성 자체가 애초부터 그런 거여서 겠다 생각했다 고르게 자리한 크고 작은 비극들의 세상에서 구조되는 일이 이를테면 평안한 쪽으로만 삶을 도려내는 일은 능숙함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