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린이 책에 한정하기에는 아까운 책들이 있어요. 엄밀히 말하면, 어린이 이상 볼 수 있는 책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지요. 최근에 만난 이 책은, 말 그대로 자동차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어요. 4도 인쇄된 사진으로 생생하게 만나는 자동차들, 한눈에 보는 엠블럼 변천 과정이 각 나라별로 일목요연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차례를 볼까요.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영국의 롤스로이스, 재규어, 랜드로버, 미니, 대한민국의 현대, 제네시스, 기아자동차, KG 모빌리티(KGM), 프랑스의 푸조, 르노, 부가티, 시트로엥, 이탈리아의 피아트, 마세라티, 페라리, 람보르기니, 미국의 포드, 링컨, 캐딜락, 쉐보레, 크라이슬러, 지프, 테슬라, 스웨덴의 볼보, 일본의 닛산, 토요타, 혼다 등.
뽀야가 관심 있어 했던 '동물이 들어간 엠블럼 모아 보기', 신기한 차 이야기를 다룬 페이지들, '하이브리드 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등 과학 지식을 담은 내용 등 다양한 읽을거리도 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의 핵심은 각 나라별 자동차의 설립 배경, 슬로건, 엠블럼의 의미와 변천, 해당 에피소드겠지요. 먼저 메르세데스 벤츠를 살펴볼게요. 그전에 슬로건부터 확인!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The best or nothing)
1926년 자동차 회사 'DMG'와 '벤츠'가 합쳐지면서 메르세데스 벤츠가 탄생하는데요, 삼각 별과 월계관을 조합해 만들었다가 현재는 삼각 별만 이어지고 있지요. 공동 설립자 중 카를 벤츠는 최초의 내연 기관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발명했지만 확신이 없어서 자동차를 창고에 묵혀 두었다네요. 그런데 아내 베르타가 남편 몰래 두 아들과 함께 차를 끌고 나왔고 친정집까지 오가는 190킬로미터의 장거리 운전을 무사히 마쳤다고 해요. 대단한 여인이군요. 여기서 문제! (자동차에 관심 많은 분들은 쉬운 문제겠지만요.) 공동 설립자 카를 벤츠와 고틀리프 다임러가 합작해서 '다임러 벤츠'가 탄생했었는데, 오늘날 왜 '메르세데스 벤츠'로 이름이 바뀌었을까요?
다임러 자동차를 팔던 에밀 옐리네크라는 사람은 다임러에게 더 높은 마력의 자동차를 요구합니다. 엔진 기술자 빌헬름 마이바흐를 통해 그런 자동차가 만들어졌고 마이바흐의 엔진을 장착한 차가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에밀 옐리네크는 그 자동차에 '에밀 옐리네크 메르세데스'라고 이름 붙이게 됩니다. 메르세데스는 그의 딸이었고요, 사람들은 마이바흐의 엔진을 장착한 차를 메르세데스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다임러 벤츠 그룹은 2022년 그룹 이름도 아예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으로 바꾸었다고 해요.
이야기 식으로 전개되어 흥미로워요. 개인적으로 자동차의 설립 비하인드 스토리, 이름의 유래, 엠블럼의 변천 등도 관심 있어서 솔직히 뽀야보다 제가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이에요.
미국 쉐보레의 엠블럼은 얼핏 보면 십자가 모양인데 실상 보타이(넥타이 종류) 모양이라고 합니다. 스웨덴의 볼보는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라는 뜻이고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안전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점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볼보는 엔지니어 닐스 볼린에게 더 효과적인 안전벨트 개발을 요청했고 그렇게 해서 오늘날 3점식 안전벨트가 발명됐다고 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안전 기술을 선보인 볼보는 사람의 안전을 위한 기술이니 특허를 낼 수 없다면서 다른 자동차 회사에 기술을 공유했답니다.
자동차에 대한 궁금증, 엠블럼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은 이 책을 만나보세요. 아이들과 풍성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