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 김현의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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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의 <셋과 둘 그리고 혼돈>에 보면 김현과의 20대 초반때의 목포 앞바다에서의 대화가 나온다. 김현은 김지하에게 그렇게 말한다. 자신은 프롤레타리아로 살 수가 없다. 그러기에 성실한 부르조아로 살것을 다짐한다. 그 후에 두분의 문학적 행적은 그렇게 되었다. 그가 다짐했던 성실한 부르조아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에 대해서 김지하도 말했고, 김현은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살다가 갔다. 그것에 대한 생활의 기록이 <행복한 책읽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문학의 저변에 대해서, 그 당시의 독재상황에 대해서, 후배 문인들에 대해서, 문학평론하는 것에 대해서 그는 정치하게 기록을 해놓고 있다. 이 일기뿐만 아니라 그의 많은 저작은 그래서 한국문학의 여러 파트에서 상당한 버전업을 시켜놓고 있다. 그의 몸은 갔지만 그의 분석과 평은 아직도 생생하게 숨을 쉬고 있는데, 치열함과 한국문학에 대한 그의 애정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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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山書院
이우성 엮음, 황헌만 사진, 유만근 영역 / 한길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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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는 분명하게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데, 도산서원이 반영하고 있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주자학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가고 유지시키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도산서원일 것이다. 그곳에서는 많은 도학자들이 수학을 했으며, 수많은 도학자들이 주자가 꿈구던 이상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열열정진을 했을 터이다.

도학자들이 주자의 이상세계를 꿈꾸던 공간답게 그곳의 건축물은 절제와 검박미로 공간배치를 하고 있다. 일체의 액세서리를 가하지 않고서 명명덕을 키우고 중용의 도를 지키면서 학이시습의 공간을 마련했다. 그래서 엄숙하고 넘침이 없고 정갈하며 검박이 흐르고 치우침 또한 없다. 지금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몇일을 살기가 매우 힘들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유는 경박과 범람과 부박과 치우침이 넘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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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 읽는 삼국유사
일연 지음, 리상호 옮김, 강운구 사진, 조운찬 교열 / 까치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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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가 난다는 말의 숨은 뜻은 한 세대와 다른 세대 사이에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전부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고나면 세대차이가 난다는 말이 나돌정도로 시간과 시간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졌다. 이는 정보가 그만큼 빠르고 많게 흘러가고 유입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때에 일연이 저술한 [삼국유사]는 엄청한 세대의 겹을 넘어서고 있다.

읽어가지만 왠지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고, 지명이 나오지만 그곳이 어디인지를 잘 못느끼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고는 누구나가 느끼는 독후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시대 사진작가중의 고수중의 한명인 강운구의 사진으로 삼국유사가 촬영되었다는 것은 매우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뷰파인더를 통해서 세상을 읽어내는 강운구는 빛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그림자가 필요할 때는 한없이 기다리는 자세를 가지면서 한 커트 한 커트를 찍었던 것 같다.

오래전의 역사의 현장과 사진이 만나는 지점은 현재이 우리의 역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하게 전달을 해주고 있다. 일연이 저술한 기록을 사진으로 재구성해 놓은 이 책에서 삼국유사의 이야기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끔 해준다. 읽고 보면서 양면의 균형으로 역사와 신화의 줄기를 찾아가는 이 책의 길은 한없이 떠나도 피곤함이 없는 길만을 재촉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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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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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홍수시대에 차가 가지 않는 길로 여행을 떠난 김훈의 자전거 여행은 고되지만 서정이 가득하다. 그는 [풍경]을 응시하는 고수답게 남한의 산하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면서 폐달을 밟아 나간다. 그 폐달을 밟아 나가는 자전거 즉 풍륜위에서 그는 수도승처럼 산과 들을 응시하다가 이순신을 이야기하고 추사의 정신을 말하면서 러브호텔을 이야기할 때는 기마병처럼 지나간다. 그러다가 때로는 된장국과 냉이가 치정관계라는 매우 기발한 음식문화론(?)을 펴면서 조국의 산하를 노래한다.

그는 그래서 행복해 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분노를 내뿜으면서 결국에는 산하에 대한 사랑으로 이 여행에 대한 풍경을 끝맺고 있다. 그는 이 여행을 통해서 [칼의 노래]와 [원형의 섬 진도]를 출산해냈는데 어떤 느낌이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아마도 추사에 대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그의 풍륜이 따라간 길을 다시금 바라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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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당전집 - 전4권
김정희 지음 / 솔출판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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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화에 능했던 추사선생에게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해 보인다. 추사는 시나 서나 화에 있어서 현실실증주의적인 측면보다는 예술지상주의의 측면에서 시서화에 대한 자세를 취했던 매우 고고한 예술가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정쟁에 휘말려 불우한 말년을 보낸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런 정쟁이 소용돌이속에서도 추사는 예술가로서의 혼을 져버리지 않으면서 수많은 글들을 남겼는데 그것이 이런저런 사연을 거쳐서 완당전집으로 나왔는데 우선은 번역문이라고 하지만 한자체의 문투가 조금은 리듬이 맞지 않고 처음의 주역부분이나 서간문에서 보이는 여러가지 단어들은 그 주변의 역사적인 지식을 더 간직한 후에 보기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억지로 읽어 내려가면 그것은 가능한 일일지언정 추사의 정신을 읽기에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고고한 정신은 어느날 갑자기 고고해진다는 생각만 가지고는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높디 높은 정상의 정신을 흠향하기 위해서는 시에 대해서 서에 대해서 화에 대해서 정치에 대해서 더욱더 알아야 된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해주는 전집이 이 완당전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만이 추사를 어느정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적어 놓는다. 추사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적어 놓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나 김구용의 <일기>도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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