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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사상기행 1
김지하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제1권은 스타일리스트인 소설가 이문구씨가 주로 글을 엮었다. 김지하선생의 사상기행에는 많은 인사들이 동행을 했다. 소설가 이문구, 황석영, 송기원, 김영현, 송기숙, 판소리꾼 임진택, 영화감독 장선우, 풍수지리학자 최창조 등이 이 기행에 동행을 했다. 이 기행은 서울의 운당여관을 기점으로 해서 떠난다. 처음의 기점에서 죽장을 들고 운당여관에 앉아 있는 김지하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계룡산으로 부터의 기행이 시작되는데 이 기행의 목적은 동학혁명의 현장을 찾아나서면서 민중이 왜 저항하지 않으면 안되었나에 대한 점을 포인트로 내세우면서 현장중심으로 떠나고 있다.
김지하는 왜, 동학혁명의 현장을 찾아나선 것인가. 그리고 그 시기가 1980년대초 였는데, 그의 사상의 흔적이 어떻게 변모되게 하였는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 곳곳에 대화체로서 포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를 거스르면서 독재에 항거하던 그의 사상은 감옥에서 생명사상을 이끌어 내면서 결국에는 동학으로 온 것인데, 그 사상에 대한 확인 작업으로서 그곳을 갔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아직은 그의 사상이 완성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완성을 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로서 그 기행을 택한것으로 보여진다.
암튼 그의 사상의 완성이야 어떻든간에 제 1 권이 보여주는 기행의 재미는 여러명의 실제적인 전문가들이 모여서 낮밤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확인하고, 저녁때는 밥상머리보다는 술상머리를 가까이하면서 끝모를 대화를 하는데, 그 장면장면은 읽는 이를 매우 즐겁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매우 부럽다는 느낌을 갖게도 해준다. 그런 낮밤의 대화속에서 동학에 대해서, 풍수에 대해서, 계룡산에 대해서, 지리산에 대해서, 우금치에 대해서, 김제평야에 대해서, 남원의 판소리와 귀명창에 대해서 대화를 하는데 이문구씨가 엮어내는 풍경은 그의 매우 독특한 문체와 더불어서 장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 2 권은 김지하씨와 황지우씨의 대담으로 1990년대 후반의 한국사회에 대한 사상적인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거의 채워져 있다. 황지우씨는 처음의 대담에서 김지하씨에게 [법문]을 들으러 왔다는 표현을 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두 분의 대화는 고수들끼리의 대담이라는 것을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가 그렇게 느끼리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