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하는 중입니까

곰곰, 하는 중입니까?
김지운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3년 6월

초반 이 책을 읽을 적에 느낀 감정은 '간지럽다' 이거든요. 작가님께선 예쁜 단어, 좋은 대사, 아름다운 문체를 쓰시려고 노력하는것이 곳곳에 보이는데 그걸 읽으면 간지럽더라고요. 과하지 않나..싶었는데 계속읽으니까 저도 모르게 '중독' 되더라고요. 내숭도 가식도 없이, 서로 숨기는게 없이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는데 보는 저도 설레이더라고요. 아기자기 주고 받는 소소한 풋 마음과 점점 더 서로를 알고 싶어하는 마음, 그리고 한장 마치는 끝 부분에 보이는 남주의 오롯한 속마음들..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중독되겠다 진짜" 이 책에 나오는 대사를 하게 되더라고요. 악역이 없이 오롯이 두 사람만의 아름다운 세계속에서 잘 살 듯 한데 조금 버거운 벽이 하나 있는데.. 딸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 충분히 알듯도 한데, 고맙게도 제겐 생소한 병에 걸린 초록이로 인해서 남의 귀한 아들 겉 모습만 보고, 아파서 방황했던 과거일만 보고 판단해선 어찌하냐는 그린의 눈물겨운 대사에 찡~하더라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딸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모친의 뚝심도 보기 좋았고, 잠깐 아파하다가 다시 전 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여주고 깊이 뭍어둔 아픔 꺼내서 훌훌 털어버리고..그리고 아픈 초록이까지 함께 행복하게 마무리 되는..처음부터 끝까지 두근두근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책이었어요. 정말 잘 읽었어요

[100자평] 달을 사랑한 괴물 3~4권 세트 - 전2권

달을 사랑한 괴물 3~4 세트 - 전2권 ㅣ 블랙 라벨 클럽 5
김지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6월

드디어 나오는군요..

눈부신 열정

눈부신 열정
여해름 지음 / 가하 / 2013년 6월

첫 장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을 예전에 읽었던 책인가 했었죠. 어디서 본 장면들이라서 긴가민가 했는데 알고봤더니 상흔을 넘어와 시리즈 물이었네요. 청도라는 장소와 섬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장면이 어디서 본 내용인데..싶었는데 책 날게에서 제목들을 보면서 어떤 책이었는지 떠오르면서 그 어린 도련님이 이애였어? 하면서 반가웠었어요. 그런데 앞부분 읽으면서 진도가 좀 안나갔어요. 지루하고 답답하고..잔잔물도 좋아하긴 했는데 앞부분은 지나치게 잔잔하더라고요. 여주의 병..안쓰럽고 안타까우나 이 여주를 보면 떠오르는 문구가 "깨끗한 물에선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라는 문구였거든요. 여주가 너무 깨끗해요. 마음도 정신도..감수성이 풍부하다 라고 하지만 때탐이 없이 오직 한 마음만 가진 깨끗함만 보여서 답답했거든요. 오직 여주만 좋아해서 다가가고 이환은 귀찮아하고..한번에 한가지 색씩 무지개 의자를 주려는 서온과 만난 횟수가 적지만 난자리 표 난것 처럼 신경쓰이는 것이 사랑임을 알고 병 때문에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서온에게 다가가기까지 좀 지루했었어요. 그러다 사고가 나고 그걸 목격한 서온이 다시 병이 재발해서 이환을 잊었을 때 이환이 보여준 고뇌와 서온이 이환에게 해 준 이벤트를 거꾸로 서온에게 해주면서 서온이 조금씩 악몽을 이겨내고 기적마냥 이환을 기억해 내는 부분은 잘쓰셨더라고요. 지루함과 재미가 공존하는 책이었어요. 다만 지루함이 더 많을 뿐이고..

반짝반짝

반짝반짝
박수정(방울마마)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6월

뒤로 갈수록 깊은 맛이 나는 장(醬)과 같은 책 입니다.
초반 여주의 둔함이 억지설정 같아서 그냥 무덤덤하게 봤었지만
뒤로 갈 수록 남주의 오묘한 내면의 어둠이 무엇일까..
왜 이리 사람 관계가 요상할까 왜 여주에게 많이 져주는 모양세일까..등등
남주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거든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서 심장이 간질거리는 따스함을 
어린날 부모의 부재 이 후 처음 받아보아서
눈에,심장에 콕 박힌 여주와 한 짬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어 벌인 일들이 우습기도 하고
독자는 다 알지만 두 둔탱이만 모르는 두 사람의 허당짓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요.
만약 그거 뿐 이었더라면 그저 그런, 한번 보고 말 책으로 잊혀졌을 책이 되었겠지만
남주의 상처를 알고 그와 비례해서
여주네 가정의 따스함으로 남주를 치유하고
또 이 남주로 인해 여주네 가정의 콧날도 우뚝 서는 모양세를 보면서
가슴이 찡해서 글썽거리다가도 웃음이 나는,
생각 날 때 마다 다시 꺼내볼 책이 되었네요.
부모의 갑작스런 부재로 인한 상처가 컸기 때문에
부모가 된다는 것에 어쩔줄 몰라 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숨고싶어한 남주의 상처와
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함께 하자는 당찬 여주의 모습도,
신혼여행에 가서 아픈 아내를 위해 낯선 사람에게 말거는 남편으로의 모습도,
오늘만 있는 것 처럼 아들을 무한 사랑하는 아빠로서의 모습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어요.

악마본색

악마본색 - 빙썅 주여명의
해나 지음 / 힐미디어 / 2013년 6월

책 뒷면에 소개글이 적혀있는 대로 사제지간 연애 이야기 이거든요. 보통 사제지간이면 빠른 시간흐름을 위해서 여주가 고3일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에선 여주가 고2로 나와요. 그걸 보고 어느 세월에 '합법적인 어른'이 되서 달달한 연애를 할까? 재미는 있을까? 걱정한게 무색하게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실제로 일어날 만한 상황들을 두 사람 주변에서 일어나거든요. 특히 여주 동경 주변에서요. 동경을 질투하는 동창생, 친구 꼬임에 참석한 소개팅, 시험 보고 과외받는 내용들과 주변에 알짱거리는 남조들을 향한 남주의 질투들..그걸 보면서 비록 찌~인한 19금은 안나오지만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들과 행동들이 재미있었지요. 어린 연인을 위한 여명의 존재도 매력적이고요. 열살이나 어린, 동창의 여동생인데도 순수하고 솔직하고 저돌적이게 다가오는 동경의 애정공세에 흔들리고 그러다 악연으로 헤어진 옛사랑의 등장에 아픈 과거가 생각나 불쾌함을 느끼다가도 동경의 맑은 행동에 본인도 모르게 웃음짓게 되는,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스릴있는 비밀 연애를 시작하게 된 두 커플의 아슬아슬 연애이야기가 즐겁거든요. 사귀는 중에 산너머 산이라고 틀킬뻔하게 되고 계략을 써서 잘 넘어가다가 오빠에게 틀키고 간신히 허락(?) 받고, 시간이 흘러 여주가 합법적인 어른이 되었지만 변함없이 어린 연인을 여명이 알뜰하게 챙기고 서로 사랑하는 모습으로 완벽하게 끝냈다..싶었는데 후기까지 쓰시고는 독자의 아쉬움을 챙겨준다고 악마본색 시즌 2로 이북을 내신다고 미리보기를 맛보기로 보여주시다니..책 한권에 다 넣으셨어야 했는데 이렇게 맛보기로 보여주니 중간에 잘 먹다가 빼앗긴 기분이 드네요..마무리가 아쉬운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