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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도 보이지 않아도
이은교 지음 / 스칼렛 / 2014년 3월
평점 :
22살 생각지 못한 임신으로 어쩔줄 몰라하는 여주가
고민하고 고민하다 아이 아빠인 남주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내용인데
읽는 내내 풋풋한 이 커플의 조심스러운 접속들이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거든요.
여주가 어리고 남주 또한 32살 치고는 너무도 순수하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핑크색 오로라가 가끔은 손발을 오그라들게 해주긴 해요.
귀한 딸 임신시킨 것에 대한 분노로 악다구니 치는 부모에게도 죄송하다 고개 숙이면서도
앞으로는 죄송하다는 말이 없을거라는 약속을 하는 여준의 깔끔하고 성질한 약속도 멋져보이고,
처음엔 사랑이 없었고 그저 아이 아빠라는 위치였을 뿐인데
남주의 성실함과 배려심, 그리고 자신과 부모에게 보여주는 진실된 마음을 보고
마음 문을 여는 재인의 더딘 사랑도 괜찮았고요..
부모로서 자식에게 갖는 기대와 애정 때문에 잠깐 삐긋한 두 모친의 짧은 설전도 이해도 되고..
그런데 딱 하나 아쉬웠던 부분이 전 남친의 뜬금없는 등장이었지요.
저는 대체 왜 이 남자가 등장했는지 모르겠어요.
사귀었을 때 완전 개차반이었던 놈이 고작 이런 식으로 등장한 것도 기함할 일인데
또한 뜬금없이 사과하고 사라진 부분이 억지 설정 같아서 그게 정말 아쉬웠지요.
읽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긴 하지만 미소가 멈주질 않았는데
이 남자의 등장으로 한순간 썩소가 나더라고요..
이왕 등장한거 악질적으로 등장했으면 악질적으로 굴다가 통쾌하게 사라짐 좋을텐데
이도저도 아닌 스토리라..참..
찐한 키스씬 하나 없지만 조금은 마음을 퐁퐁 건드리는 점이 있는 책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