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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김수지 지음 / 도서출판 오후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김수지 작가님의 신작이라 전 부터 기대가 큰 작품이었어요.
이 책은 참 솔직한 책이예요. 숨기는게 없는 적나라한 내용들인지라
성적인 면도 놀랍고 불필요하게 오해 할 건덕지도 없고
감정도 다 드러나 보여서 오히려 불안할 정도였지요.
읽기 시작 전 부터 남주의 삶이 남창으로 어둡다고 들어서 각오하고 봤지만
막상 어두움의 깊이를 읽어보니 남자가 너무도 안타깝더라고요.
애정과 보살핌, 관심 등등 따뜻한 면을 한 순간도 누려보지 않아서
여주가 보여주는 호의를 의심하고 경계하고..꼭 새끼 고슴도치 마냥 가시 세우고..
남주의 어두움과 외로움이 더 커 보여서 그런가..
분명 여주 또한 뭔가 결여된 면이 있었음에도 마지막에서 여주의 내면을 읽고서야
여주 또한 남주로 인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음을 알게 되었지요.
무튼 사람과의 관계에서 선의는 없고 거래만 있었던 남자에게서 처음 받아본 선의와 따뜻함들은
어색하고 불안하지만 움겨쥐어야 살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그때문에 여주에게 집착하고 오직 여주만 바라보는 모습이 불안정해 보이더라고요.
이 불안정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줄까 걱정했는데
여주 또한 남주의 진득한 어두움에 가려서 잘 안보였을 뿐이지
뭔가 빠진게 있는 삶을 살아왔음을 보여줌으로 해서
서로가 짝이고, 서로를 채워주는 맞춤형 커플임을 알게 해 줬을 뿐 아니라
애잔하고 짠한 재회까지 보너스로 보여줘서 만족스럽게 책을 덮을 수 있게 해 주셨더라고요.
에필이 있어야 했어!!! 하는 외침까지 덤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