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온 에어 1
신윤희(에드가) 지음 / 청어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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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리..마리의 첫 인상이 좀 강렬했거든요. 장례식장에 슬립 드레스를 입고, 벨벳으로 만든 높은 힐을 신고 아슬아슬하게 뛰어가다가 넘어져서 드레스 끈이 흘러져 마치 자넷 잭슨 처럼 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는 아찔한 순간을 연출한 마리의 첫인상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은 옷차림과 행동 때문에 백치미 여자로 보였거든요. 나중에야 이 옷차림이 고인을 위한 인사였음을 알았지만요. 그래도 그 후에 나오는 마리의 상황은 할머니와 영애 언니의 지나친 과보호 때문에 세상 물정 모르는, 상상속의 영화 세상에만 사는 무지한 여자였어요. 현실의 세상과 영화속 세상이 다른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참으로 무지한 여자였지요. 잔인하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윤대표의 독설로 그 세계가 금이 가는 상황에서야 현실을 억지로 봐야 했고요. 마리의 상황들을 여러 영화와 드라마들의 장면 장면에 대입하면서 노련하게 맞춰서 쓴 작가님의 노력이 보이는 책이었어요. 모르는 영화도 있지만 봤던 영화의 기억속에 묻혀있던 내용들이 풀려나면서 또 다른 추억을 느낄수 있기도 했고요. 영화라는 한 우물만 파서 그런지 무지와 천진한 열정이 함께 섞여 있는 마리의 상반된 이미지가 몽환적이게 보였기도 했어요. 안좋은 소리, 떠오르기 싫은 소리를 들을때 마다 억지로 아름다운 영화, 활홀한 생각에 빠져드는 마리를 보면서 뭔가 어둡고 암울한 것이 그 황홀하고 아름다운 영상 밑에 있는 느낌을 줬는데.. 2권에선 그래도 1권에서 보다 더 사람과 섞이려는 마리의 노력이 보여요. 매번 대화하다가 뜬금없이 영화 이야기로 항상 빠지는 엉뚱한 마리 이지만 이런 마리를 잘 받아주는 진혁의 진중한 모습도 좋았고요. 1권엔 진혁 보다는 마리가 돋보였는데 2권에선 이런 엉뚱한 마리를 이해하고 사회 생활을 가르치고 이상한듯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편하게 대해주는 진혁 때문에 비중이 같아졌고요. 마리의 영화속 온실에 자라야 했던 상황도 나왔고 미스터리한 강제하의 관계도 밝혀졌지만 후반부에선 모든 상황들을 짧은 장수에 다 몰아넣는 듯해서 그 점이 아쉬웠지요. 좀 더 시간을 두고 풀어줬으면 하는..그래도 몰입도 되고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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