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양반
미몽 지음 / 와이엠북스(YMBooks)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주인양반..그리고 뒷면에 써 있는 글..눈을 떠보니 머리카락이 잘려있는 대사헌 허문 대감의 귀한 여식 규원. 그리고 어느 순간 말복이 되어있고 주인 양반을 모시게 되었다는 글귀에 홀려서 빌려오게 된 책이었는데 잔잔하니 재미있게 읽기 시작했읍니다. 조선이란 나라를 배경으로 했다 하여서 조금 걱정했거든요. 제도와 규율이 엄격해서 한계가 분명히 정해져 있는 시대라 규원에게 혹 무슨 어려움이 생길까 싶은 노파심도 있었지만 의외로 규원도, 주인 양반도 깨어있고 띄어있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 이라서 그런지 제도에 갇혀있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들 이더라고요.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공간이 마을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외진곳이라 사람과의 왕례가 별로 없기도 해서 두 사람만의 이야기 이거든요. 종친으로 태어나 뛰어나서도 안되고 미련해서도 안되는 존재..죽은 것 마냥 살아야 하는 존재..그래서 주변 사방이 숨막혀서 방량벽이 생긴 남자 이언. 그래서 조선이란 막힌 세상 보다는 명나라로, 전국으로 돌아다니며 유람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남자 이언. 그 돌아다니는 중에 우연히 구한 인연이 규원이었지만 찰나지간의 시간 뿐 미몽마냥 잊혀져있을 때 우연히 들어온 남장한 규원을 말복이란 종으로 착각하고 함께 동거(?)하면서 지내는 이야기인데 재미있읍니다. 양반댁 귀한 자녀이면서도 한 눈에 반한 주인양반과 함께 하고 싶어서 종으로 살아가는 규원의 행동이 신선하기도 했고..아무런 살림도 못하면서 너그럽게 바라봐주고 놀리다가 본인의 정체성에 방황하기도 하는 점도 우습고..고기 하나 갖고 투닥 거리는 원정과의 관계도 놀라우면서도 즐겁고.. 딸을 사랑하는 대사헌의 모습도 정겹고..찐한 씬이 없지만 마음 푸근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있어서 즐겁게 읽은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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